이로이는 ‘족히’라는 뜻을 지닌 순 우리 옛말이다. 이로이 스튜디오는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공간’과 ‘사람, 사회, 문화, 자연’사이의 관계를 심도 있게 고찰함으로써 ‘이로이 하다’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쏠비치 호텔&리조트 진도(이하 쏠비치 진도)는 양양, 삼척을 잇는 쏠비치 브랜드의 세 번째 리조트로, 대명레저산업과 이로이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휴양지에 걸맞은 목재 소재를 활용하여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클래식한 유럽식 건축양식을 적용하여 진도의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과 잘 어울리는 공간을 완성했다.
쏠비치 진도의 전체적인 테마는 지중해의 기분 좋은 바람과 따스한 햇살, 고즈넉한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프랑스 동남부 프로방스(Provence) 지방의 건축 미학을 담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로이는 진도라는 장소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건축을 자연스레 연계하고, 리조트의 외관과 내부를 어색함 없이 이어줄 수 있는 디자인적 언어를 해석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주요 과제였다. 즉, 자연의 흐름을 곡선의 구조와 유선형 형태의 디자인을 통해 표현했으며,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모두를 유연하게 품어주는 자연의 에너지를 공간 안에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다도해와 맞닿을 것 같은 인피니티풀은 2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어,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며 잔잔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인피니티풀과 건축, 자연 세 가지의 조화로움을 위해 스튜디오는 자연과 가장 근접한 재료를 활용하여 주변 환경과 유사한 톤앤매너를 가져갈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경계의 모호성을 통해 자연 속에서 인피니티풀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이와 함께 물놀이가 가능한 키즈풀도 준비되어 있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뛰어 노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기하학적 조형의 오브제와 아이들의 재미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분수와 폭포수 미끄럼틀을 디자인했다.
웰컴센터 지하 2층의 유희 시설은 오락실, 노래방, 당구장, 탁구장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아치형 게이트로 공간을 구분하고, 낮은 조도와 긴 아치형 천장의 연결 복도를 통해 서로 떨어져 있는 공간들을 연결했다. 인피니트풀로 이어지는 출입구 역시 낮은 조도와 좁은 아치형 게이트를 통해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남해의 경관을 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리조트 전망의 감동을 정점에 이르도록 설계했다.
스튜디오는 공간의 비율과 재료의 변화에 따라 고요함 속에서 각기 다른 울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이에 연회장과 연회장 로비, 복도에는 프로방스의 사선으로 이루어진 성벽의 묵직한 존재감이 현대적이면서도 모던한 형태와 질감으로 투영되길 원했다. 공간은 여러 비율과 재료의 물성이 ‘빛’이라는 요소를 만날 때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에, 스튜디오는 단순히 표면적 모티브와 심미적 조형미 등의 나열이 아닌 전체적인 공간의 맥락을 조화롭게 보여주기 위해 조명의 디테일에 더욱 집중했다.
특히 대연회장 벽면과 천장 면에 사용된 빗각은 빛의 조절에 따라 서로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며 각각의 울림을 만들어냈다. 쏠비치 진도에는 다목적 행사를 위한 홀이 있다. 대연회장인 그랜드 볼룸은 350여 석까지 수용 가능하며, 그 외 50석에서부터 200석까지 수용할 수 있는 4개의 연회장이 준비되어 있다. 대연회장과 중연회장을 연결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웨딩, 돌잔치, 소규모 행사 등 다양한 모임이 가능하다.
사우나와 노천탕 공간의 축이 되는 육중한 기둥과 벽면의 빗각은 빛의 질감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덕분에 리조트를 방문한 손님들은 편안하고 따스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노천탕의 풀 프레임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진도 바다의 풍경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름답게 변화하는 자연의 감동을 선사한다. 천장의 라인 조명과 우드 루버는 내부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이자, 우드와 빛의 따스한 물성이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물의 물성을 보완하여 심신의 휴식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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